2전째인 2세 미승리전, 니가타 잔디 1800m. 2착마를 7마신이나 따돌리는 압승으로, 니가타 잔디 1800m 레코드를 0초 9 갱신. 5전째인 퀸 컵, 도쿄 잔디 1600m. 기존 메이저 엠블렘의 퀸 컵 레코드를 0초 3 갱신. 그리고 비 내리는 한신 경마장을, 엄청난 말각을 보여주며 달려간다. 스피드와 파워,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그 능력. 자수라는 이름처럼 빈 바탕에 자수를 새겨 그림을 완성하듯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만능처럼 보였다.
오르페브르와 로드 카날로아. 역사에 획을 그은 두 명마의 싸움은 거리 적성 차이로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트리플 티아라 전선에서 두 명마의 딸들의 대결이 펼쳐지며 경마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럭키 라일락은 위대한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는 듯 한신 쥬브나일 필리즈를 포함, 4연승으로 1번 인기를 차지. 아몬드 아이는 신마전은 패배했지만 신잔 기념을 승리하며 2번 인기로 지지받는다. 그리고 시작된 싸움. 럭키 라일락이 압도적인 선행책을 펼치며 선두에 서 그대로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으나, 밖에서 그야말로 날아들어온 한 마리. 섀도우 롤을 착용한 눈이 아름다운 그 말은 흩날리는 벚꽃의 무대에서 잔디 위 최강의 일대기, 그 시작의 문을 열어젖혔다.
2024년 클래식 초전 · 오카상. 트리플 티아라의 첫 관문으로, 3세 여왕을 결정짓는 중요한 레이스 중 하나다. 작년과는 다르게 만개한 벚꽃길을 달려나가는 암말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2023년 한신 쥬브나일 필리즈를 제패한 아스콜리 피체노. 그리고 2번 인기가 쥬브나일 필리즈 2착인 스텔렌 보쉬였다. 벚꽃 아래를 달리며 패배를 안겨주었던 아스콜리 피체노를 볼 수 있는 위치를 잡으며 때를 기다리는 스텔렌 보쉬. 4코너를 지나 직선을 맞이하자 가속, 무서운 기세로 뛰쳐나오는 스텔렌 보쉬. 아스콜리 피체노도, 라이트 백도, 스윕 피트도 쫓아왔지만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신 쥬브나일 필리즈에서의 복수를 아스콜리 피체노에게 똑같은 2착으로 안겨주며, 벚꽃의 히로인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여담 -..
벚꽃이 흩날리는 가운데, 2003년 클래식 초전이 찾아온다. 3.5배의 배당을 받은 두 마리. 명혈통과 혼성 오픈전을 승리한, 3전 3승의 어드마이어 그루브. 그리고 튤립상 2착을 포함한 3전 2승의 스틸 인 러브. 같은 3.5배였지만, 지지율의 차이로 어드마이어 그루브가 1번 인기가 되었다. 어드마이어 그루브는 선데이 사일런스와 에어 그루브의 자마로, 그 혈통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발이 늦었고, 그 실수는 큰 패착이 되었다. 승리한 것은 바로 스틸 인 러브. 누군가는 어드마이어 그루브의 출발이 늦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착실히, 그녀에게 빠져들기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