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본기(本紀)란, 왕조의 연대기와 같은 의미입니다. ex)삼국사기
반대로 열전은 신하나 일반인의 이야기를 뜻하게 됩니다.
1984년 5월 23일생.
2003년 4월 10일 사망.
수컷. 회색 털. 니시키노 목장(니이캇푸) 산.
아버지 : 시비 크로스 어머니 : 그린 샤토 (모부 : 샤토게이)
오바라 이사미 구사 (릿토)
통산 성적은 18전 9승 (구 4~5세 때).
1988년 JRA 연도대표마.
주요 승리는 1988년 천황상 춘추(G1) 제패, 1988년 타카라즈카 기념(G1), 1988년 한신대상전(G2), 1988년 나루오 기념(G2), 1988년 교토 금배(G3).
제 1장: 「하얀 십자가」
※ 이 글은 열전마의 현역 당시 마령 표기에 따라 구 연령(세는 나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시대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바뀌기 직전에 나타나, 신세대의 기수에게 크나큰 벽이 되어 가로막아서며 「바람인가 빛인가」라며 칭송받았던 그야말로, 시대에게 요구된, 시대를 쌓아올린 명마였다...
『쇼와 최후의 명마』
서기 1988년... 그것은 경마계는 물론, 일본 전체에 큰 의미를 지닌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1988년」이란 연호로 말하자면 「쇼와 63년」 즉, 쇼와 천황이 승하하고 연호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바뀌기 전의 해에 해당한다. 쇼와 천황의 승하는 1989년이지만 1월 7일로, 원호도 당일 바로 「헤이세이」로 바뀐 것을 보면, 실질적으로 88년을 「쇼와 마지막 해」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1926년, 다이쇼 민주주의의 종언과, 전쟁의 발소리가 다가오는 불안과 함께 시작한 「쇼와」는 수많은 비극과 희생, 재건과 번영을 거쳐 63년 간의 막을 내린 것이다.
시대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바뀐 1989년의 경마계는, 일본 경마사에 남은 희대의 아이돌 호스·오구리 캡과 그를 둘러싼 라이벌들ー이른바 「헤이세이 3강」의 시대로 돌입해 갔다. 「오구리 붐」을 일으키고 사회현상마저 되어버린 희대의 명마의 등장으로, 전무후무한 규모로 새로운 팬층을 얻은 경마계는 역사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시대의 경마를 말할 때, 신시대의 개막을 알린 명마뿐 아니라, 구시대의 종언을 장식한 또 하나의 명마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된다. 큰 변혁기에는 이상하게도 명마가 나타나는 것이 경마계의 섭리이다. 이 시대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오구리 캡에 의해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기 직전의 경마계에서는 「오구리 캡 이전」이라 해야할 구시대의 최후를 장식하는 한 마리의 명마가 하나의 시대를 쌓아올렸고, 이윽고 오구리 캡과 시대의 패자라는 지위를 걸고 혈전을 벌이게 되었다.
일본 경마 최고의 번영기의 개막을 알린 그들의 싸움은,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그 털 색에서 따와 「회색털 대결」이라 불렸다. 그 싸움 속에서 신세대의 기수 앞에 크나큰 벽이 되어 가로막아선 그는 팬들의 영혼에 뜨거운 기억을 남겼다. 구세대에서 신세대로의 다리 역할을 맡은 그를, 사람들은 「쇼와 최후의 명마」라 불렀다.
명마가 시대를 쌓아올리고, 시대가 명마를 찾는다. 일본에 그레이드 제도가 도입된 해에, 그리고 절대황제 심볼리 루돌프가 일본 더비를 제패하기 4일 전에 태어나, 「쇼와」 최후의 해에 사상 최초가 되는 천황상 춘추 제패를 달성하고, 이윽고 신시대를 짊어진 이들에게 패권을 넘겨주고 떠난 타마모 크로스야말로 시대가 찾아내고, 또 스스로 다음 시대를 쌓아올린 말이었다. 그런 그야말로 「명마」로 불릴 자격을 갖고 있었다.
『하얀 번개』
타마모 크로스는 현역 시절 「하얀 번개」로 불리며 직선에서 순식간에 뻗어나오는 말각을 무기로 메구로 기념, 마이니치 왕관을 레코드로 승리한 개성파 시비 크로스를 아버지로, 통산 19전 6승의 전적을 남긴 그린 샤토를 어머니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명문 마츠야마 키치사부로 구사에 소속되어 있던 시비 크로스는, 은퇴식에서 같은 구사의 몬테 프린스와 함께 은퇴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일 때문에 후세의 팬들에게는 「마츠야마 구사의 두 간판이었다」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시비 크로스가 몬테 프린스보다 2살 연상이며, 몬테 프린스가 고마 전선에 진출한 것은 시비 크로스가 각부 불안으로 거의 레이스에 나갈 수 없게 된 후의 일이기 때문에, 활약 시기는 겹치지도 않았다. 단순히 실적을 생각해봐도, 봄의 클래식부터 항상 주역급이었으며 마침내는 천황상, 타카라즈카 기념을 제패한 몬테 프린스와 비교했을 때, 클래식에서는 복병 취급, 고마 전선에서도 일류까지는 닿지 못했던 시비 크로스는 한 단계, 두 단계 뒤처지는 존재였다.
무엇보다 시비 크로스라는 말은 당시의 경마 팬들 사이에서는 실적 이상의 독특한 인기를 받고 있었다.
「처음부터 따라갈 수 있는 스피드가 없기 때문에, 뒤에서 갈 수밖에 없었다」
시비 크로스를 그렇게 평가한 것은, 그의 주전 기수였던 요시나가 마사토 기수다. 아마도 그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서투른 각질 때문에 시비 크로스가 취할 수밖에 없었던 추입이라는 작전... 숙명은, 역시 마군으로부터 떨어져 도주나 추입이라는 극단적인 경마로 인기를 얻은 요시나가 기수와 콤비가 되어 가장 밝게 빛나며, 옛 낭만파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붙잡았다. 이들은 시비 크로스의 말각에 뜨거운 눈길을 쏟아내며, 작렬했을 때는 환희를, 불발로 끝날 때에는 통곡을 함께했다. 그런 팬들에게 지지받으며 「하얀 번개」는 경마계의 인기마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팬들의 인기로는 동시대를 산 명마도 능가하던 시비 크로스였지만, 경주마로서는 「초(超)이류마」인 채로 끝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G1급 레이스에는 손이 닿지 못해, 혈통적으로도 주목받을 정도가 아니었던 시비 크로스는 현역에서 은퇴할 때 종마가 되지 못하고, 유도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그런 시비 크로스에 대해, 그의 인기나 관광 요소로서의 가능성이 아닌 순수 종마로서의 자질에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남자가 있었다. 당시 니이캇푸에 니시키노 목장을 열어, 스스로 회장을 맡고 있던 니시키노 마사아키 씨였다.
『반해버려서』
현역 시절부터 시비 크로스를 눈여겨봤던 니시키노 씨는 그가 직선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순발력에 완전히 매혹되고 말았다.
「저 순발력이 산구에게 전해지면, 분명 엄청난 아이가 태어나겠지...」
니시키노 씨의 꿈은 니시키노 목장에서 일본 제일의 명마를 배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샤다이 팜이나 심볼리 목장, 메지로 목장과 같은 큰 목장들과 달리 작은 개인목장에 불과한 니시키노 목장에서 고액의 번식 암말을 갖출 수 있을리 없고, 종마도 종부료가 높은 말에는 손을 대기조차 쉽지 않다. 그런 그에게 혈통, 성적은 부족하지만 높은 자질을 갖춘 시비 크로스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일류 혈통과 전적을 갖춘 명마는 너무 비싸 손을 댈 수 없지만, 시비 크로스라면...
니시키노 씨는 시비 크로스가 종마가 될 수 있도록, 경마계나 마산지를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관계자에게 신신당부하고, 같은 뜻을 가진 친구들을 설득해 시비 크로스의 종마 입성을 실현시켰다. 니시키노 씨를 중심으로 생산자들이 신디케이트를 결성해, 신디케이트의 10주를 시비 크로스의 생산자이자 마주였던 치기라 목장이 갖도록 하는 대신, 치기라 목장으로부터 시비 크로스를 무상으로 양도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비 크로스는 니시키노 씨의 힘에 의해 종마가 되어, 홋카이도로 돌아오게 되었다.
『예감에 건 남자』
무엇보다 당시 일본의 마산지는 「국내산 종마」라는 것만으로 낮게 보던 시대였다. 혈통도 전적도 돋보인다고 할 수 없는 내국산마인 시비 크로스가 종마로서 인기를 얻을 리 없다.
초년도는 49마리의 범식 암말과 교배해 38마리의 산구를 얻은 시비 크로스였지만, 교배 상대인 암말들을 보면 나이 때문에 수태율이 떨어져 은퇴가 임박한 노령의 말이나, 일족에 활약마도 없고, 자신의 전적도 부진한 말이 대부분이며
「이 정도의 암말에게 시비 크로스라면, 애초부터 안된다」
「암말을 은퇴시키거나, 처분할 바에는 한번 붙여 볼까」
그런 생각들이 비치고 있었다. 당시의 시비 크로스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은, 초년도의 종부료이다. 보통 새로운 종마의 종부료는 높고, 2년째, 3년째가 되며 떨어진다. 그런데 시비 크로스의 경우는 첫해부터 10만엔이었다고 하니, 전혀 기대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시비 크로스에 누구보다 뜨거운 기대를 걸고 있던 것이, 그의 종마 입성에도 큰 공헌을 한 니시키노 씨였다. 니시키노 씨는 자신의 목장에서 가장 기대를 걸었던 번식 암말인 그린 샤토를 시비 크로스의 품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그린 샤토는 비록 중상승리는 없지만 통산 19전 6승의 전적을 남겼다. 원래 다른 목장에서 태어난 그녀였지만,
「이 말의 아이는 달린다!」
라고 직감한 니시키노 씨에게 부탁을 받고 니시키노 목장에 왔다. 그녀의 첫 아이인 샤토 댄서는 카나자와 경마에서 12승을 올린 후 중앙 경마에 전입해, 3승을 올렸다.
1984년 5월 23일, 아버지 시비 크로스, 어머니 그린 샤토라는 혈통의 망아지가 니시키노 목장에서 첫 울음소리를 냈다. 이 말이야말로, 후에 사상 첫 천황상 춘추 연패를 달성하게 되는 타마모 크로스다. 니시키노 씨에게 있어 자신이 종마가 되게 한 것과도 같은 시비 크로스와 니시키노 목장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는 그린 샤토 사이의 아이인 타마모 크로스는, 그야말로 생산자로서의 꿈의 결정체였다. 그 해는 중앙 경마에 처음으로 그레이드제가 도입된 해였는데, 니시키노 씨의 꿈의 결정체가 태어난 것은 그레이드제 도입 이래 기념할 만한 최초의 일본 더비에서, 그 심볼리 루돌프가 무패로 2관을 달성하기 불과 4일 전의 일이었다.
※ 모든 열전은 원작자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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