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을 노려라』
일본 더비에서도, 반드시 대부분의 말들은 밖에서 나아갈 것이다. 그런 예상이 대세였고, 기수들의 움직임은 완전히 그 예상대로였다. 세대의 정점을 겨루는 레이스로서는 꽤나 흐트러진 스타트가 된 이 날의 더비였지만 좋은 스타트를 끊은 말들이 앞다투어 안쪽으로 파고드려 하는 예년과 같은 광경은 볼 수 없었고, 반대로 안쪽 게이트의 말이 어떻게든 말을 밖으로 꺼내기 위한 기회를 노리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누구나 「말이 달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무시무시한 마장 상태의 인코스를 버리고, 밖으로 몰려든 것이다.
제 1코너 근처에서는 이미 안쪽 울타리에서 말의 모습이 사라지고, 제 2코너를 돌아 관객석 맞은편 정면에서 선행한 말이 앞다투어 마장의 중앙보다 바깥으로 몰려오는 광경은, 평소 안쪽을 찌르는 경마에 익숙해져 있다면 오히려 이상한 광경으로 보인다. 인기가 없는 단 한 마리만, 조 대시가 건곤일척으로 안쪽 울타리 코스를 따라 일발역전을 노리기는 했지만, 이 말이 무참하게도 최하위로 침몰해버린 것으로 보면 대다수의 기수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될 것이다.
다른 말들과 섞여 달리는 시리우스 심볼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카토 기수는 말을 마장 한가운데보다 약간 바깥쪽 위치에서 돌게 했다. 중단보다는 조금 앞의 8, 9번째 위치였다. 이 마장상태에서, 그것도 거리는 쓸데없이 더 달릴 것을 각오하고 바깥을 돌고 있으니, 너무 뒤에서 간다면 닿지 않는다. 아니, 이 위치에서도 위험할 정도다...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 카토 기수는 맞은편 정면에서 재빨리 움직였다. 마군 밖, 다른 모든 유력마가 마장 한가운데보다 조금 바깥을 달리는 와중, 그보다 더욱 바깥쪽 코스에서 시작한 다소 억지스러운 가속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레이스를 지켜보던 니혼야나기 조교사도
「너무 빨라!」
라 신음하며, 파랗게 질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카토 기수로서는 계산된 기승이었다. 시리우스 심볼리는 마장상태 뿐만 아니라, 여러 마리와 부대끼는 상황도 싫어하는 점으로 보면, 직선에서 많은 말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을 생각한 후의 작전이, 대외를 지나는 억지스러운 마쿠리(각질)였다.
※마쿠리 : 도주/선행/선입/추입이 아닌 또다른 각질로, 마지막 4코너 전까지는 후방에 위치해 있다가 4코너 부근부터 속도를 올려 선행 그룹에 서는 각질. 다섯가지 각질 중 승률과 회수율이 가장 높다. 골드 쉽의 2012년 킷카상이 대표적.
『중압감을 떨쳐내고』
레이스는 제 3코너를 통과해, 최후방에 있었을 터인 2번 인기의 스다 호크와 타바라 세이키 기수가 안쪽(라고 해도 마장의 한가운데 언저리지만)에서부터 올라가고, 더욱 바깥에서 시리우스 심볼리도 가속해 단숨에 움직였다. 일반적인 도쿄 잔디 코스라면 최외곽이라 할 수 있는 위치가, 이 날 출주마들 사이에서는 가장 안쪽이 되었다. 그런 코스를 올라간 스다 호크는, 제 4코너에서는 선두를 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그걸 물고 늘어진 것이 문자 그대로 대외에서 나타난 시리우스 심볼리였다. 혼전이 된 더비를, 2번 인기와 1번 인기가 빠져나간다.
스다 호크는 중마장의 야요이상(G2)를 이긴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나쁜 마장상태는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날의 상식을 넘어선 마장은 대응력의 한계를 넘어선 것인지, 아니면 가속이 너무 일렀던 것인지, 직선으로 향한 뒤의 달리기는, 무언가 하나 부족한 모습이었다. 한편 시리우스 심볼리는, 차원이 다른 파워로 마장을 찢어발기며, 대외를 도는 불리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 파괴력의 스퍼트를 내보였다.
일단 두 마리는 나란히 달렸지만, 그 후의 여력을 보면 이미 결착은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력에서 분명하게 스다 호크를 상회하는 시리우스 심볼리는, 나란히 달릴 틈도 없이 스다 호크를 제치고, 바깥 울타리 부근이라고 해도 좋을 위치에서 당당히 선두에 섰다. 스다 호크는, 시리우스 심볼리에게 추월당하면서 긴장의 끈이 끊어진 것인지, 점점 차가 벌어져 간다.
결국 시리우스 심볼리는, 스다 호크와 3마신 차를 벌리며 일본 더비(G1) 제패를 달성한다. 구사 이동 소동 후 계속해서 중압감을 받는 입장에 놓여있던 카토 기수로부터, 골 직후에 무의식적으로 승리 포즈가 튀어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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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글 : https://retsud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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