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최고봉』
유럽에서는, 여름에는 고마와 4세 일선급의 격돌이 실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K 조지 6세 & Q 엘리자베스 2세 S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멤버가 모이는 큰 레이스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K 조지 6세 & Q 엘리자베스 2세 S에 일본마의 참전이 이때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와다 씨 자신의, 스피드 심볼리를 이 레이스에 참전시킨 적이 있었다. 이때 스피드 심볼리는, 직선의 남은 거리 100m 지점까지 선두를 달리며 좋은 장면을 만들었지만 최후에는 실속해 5착으로 패배했고, 그 후에는 일본마의 참전이 오랫동안 끊어져있었다. 그 사이에도, 이 레이스는 더욱 더 전통을 쌓아 유럽, 그리고 세계에서의 격식을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해에도 출주마는 유럽의 여름 그랑프리라는 위상에 걸맞은 강호들이 모여, 1번 인기는 영국 오크스(영국 G1) 등 6전 6승의 암말 오 소 샤프가 차지했다. 다른 출주마에서 일본에서 친숙한 말을 보면, 사쿠라 로렐의 아버지 레인보우 퀘스트의 이름도 보인다. 이 말은 후에 개선문상(프랑스 G1)을 이기게 된다(단, 1착 입선마의 강착에 의해). 시리우스 심볼리는, 이 멤버들 안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의 일본 더비마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6전 4승 2착 1회 1착 입선 실격 1회로, 거의 완벽한 전적을 자랑해야할 터인 시리우스 심볼리의 인기는, 무려 부비(최하위에서 두번째) 인기의 단승 25배에 불과했다. 가장 낮은 인기의 말은 단순한 페이스 메이커로 배당도 1000배였으니, 제대로 된 출주마 중에서는 최저의 평가였다.
『세계의 두꺼운 벽』
현지의 냉랭한 평가에 대해 명예를 만회하고 싶은 시리우스 심볼리였지만, 레이스 직전에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경마장의 분위기에 당황했는지 일본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해 버려, 오랜만에 게이트 진입을 싫어했다. 그런 시리우스 심볼리에게 현지의 게이트 계원이 취한 수단은, 눈 가리개 자루를 씌워 억지로 게이트에 데려가는 것이었다. 오카베 기수가
「No!」
라고 주장한 것도 보람 없이, 시리우스 심볼리의 머리에는 자루가 씌워져 억지로 게이트로 밀려 들어간 것이다.
오카베 기수는 그 날, 이미 어떤 레이스에 기승해 마장 상태도 파악하고 있었다. 잔디가 긴 것은 늘 그렇지만, 잔디 밑에 있는 이 날의 마장은 매우 좋은 상태였다고 한다. 시리우스 심볼리는 일본 더비(G1) 때와 같은 부드러운 마장을 좋아했던 만큼, 이 날의 환경은 최악이었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그 불리한 조건에 더해, 장렬한 흥분까지. 시리우스 심볼리의 너무한 상황에, 조교가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심볼리 목장의 스태프 중에는,
「시리우스는, 이 레이스에서 부서질지도 몰라...」
라고 중얼거린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 레이스 개시 후, 시리우스 심볼리는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깊은 잔디에 다릿심을 빼앗겼는지, 순식간에 후퇴해 최후방으로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시리우스 심볼리는 아주 약간이지만 일본 더비마의 긍지를 보여주었다. 직선에 들어가자 불리한 환경 속을 필사적으로 달려, 몇 마리를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그의 건투도 거기까지였다. 선두에서 격렬하게 경쟁하던 페토스키, 오 소 샤프가 이끌어가던 7마리의 선두 집단이 골 인 하고 한참 뒤였고, 시리우스 심볼리는 후속 집단의 선두로서 8번째로 골 인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현지 기수에게 패인을 질문받은 오카베 기수는,
「He Likes Soft (그는 부드러운 마장을 좋아합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마장이 부드러웠다고 해도, 결과가 바뀌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전방의 말들과 벌어진 착차는 결정적이었고, 틀림없는 완패였다.
『전전(転戦)』
시리우스 심볼리는 다음 경주에 대비해 도버 해협을 넘어, 프랑스로 이동했다. 영국과 프랑스 말의 왕래는, 유럽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에 따라, 돌보아 줄 구사도 프랑스의 P.L.비앙코네 구사로 바뀌었다. 비앙코네 구사는 당시 이미 개선문상 (프랑스 G1)을 2승, 영국 더비 (영국 G1)를 1승해 프랑스를 대표하는 구사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으며, 당시에도 유럽 최강마로 평판이 높은 사가스를 관리하고 있었다.
시리우스 심볼리는 이 무렵이 되어 겨우 환경의 격변에 익숙해졌는지, 제대로 된 조교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앞길을 가로막는 본고장의 두꺼운 벽에 좀처럼 통하지 않아서 바덴대상전(독일 G1)에서는 7마리 가운데 선두로부터 8마신이상 떨어진 4착, 오카베 기수에서 현지의 기수로 바뀐 P도랑쥬상(프랑스 G3)에서는, 6마리 가운데 최하위로 가라앉았다. 아무리 환경이 변했다고는 해도, 차원이 다른 강함으로 일본 더비(G1)을 제패한 말로서는 너무나도 바라던 바가 아닌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유럽 4전째가 된 로열 오크상(프랑스 G1)에서는, 12마리 가운데 8번 인기임에도 3착으로 건투해, 간신히 희망의 빛을 띠었다. 같은 날 도쿄 경마장에서 개최된 천황상 · 가을(G1)을 보지 않고 프랑스로 건너간 와다 씨의 눈앞에서 보인 건투는, 일본 더비를 제패한 실력이 마침내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했다. 신기하게도 그 날, 일본에서는 와다 씨가 생산한 최강마 심볼리 루돌프가 복병 갤럽 다이나의 설마의 추월을 허용해, 심볼리 목장의 사람들은 비탄과 실의의 늪에 잠겨 있었다. 그러던 와중 「뜻밖의」 낭보에, 사람들은
「역시 시리우스는 할 수 있어!」
라고 마음을 다잡고, 귀국도 검토되기 시작하던 시리우스 심볼리의 현지 잔류가 결정되었다.
『쓸쓸한 전과』
그러나, 시리우스 심볼리에게 있어 이 좋은 성적은 원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리우스 심볼리는 이후 6세 봄까지 유럽에 체류했지만, 끝내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착순은 개선문상(프랑스 G1)의 스텝 레이스인 푸아상(프랑스 G3)의 목 차이 2착이었지만, 용맹하게 뛰어든 유럽 최대 레이스 개선문상(프랑스 G1)에서는 15마리 가운데 14착으로 참패했다. 역사적 명마 댄싱 브레이브의 선명하고 강렬한 압승극의 이면에서, 일본 더비마는 들러리조차 될 수 없었다.
2년 간의 유럽 원정의 전과는 14전 미승리, 2착 1회 3착 2회였다. 국내에서의 전적에 비하면 그 낙차는 크고, 결과만 본다면 유럽 경마와의 힘의 차이를 깨닫게 하는 결과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시리우스 심볼리는 영국과 프랑스의 명마들과 나란히 국제 클래시피케이션(론진 월드 베스트 레이스 호스 랭킹)의 대상이 되었다. 다만, 잔디 2000m 고마 부문의 17번째가 되는 117 포인트(1위의 트립틱은 130 포인트)라는 평가는, 일본 경마가 아직 세계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결과가 되었다.
후에 일본 경마는, 시리우스 심볼리의 대원정에서 10여 년 늦어서야 시킹 더 펄, 타이키 셔틀이 유럽의 단거리 G1을 제패, 엘 콘도르 파사가 개선문상에서 2착에 드는 결과를 거뒀다. 하지만, 세계 제패에 이르기까지 일본 경마의 긴 싸움에는, 이러한 고된 싸움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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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글 : https://retsud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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