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츠키상의 뒷편에서』
이렇게 와카바상을 제패한 시리우스 심볼리였지만, 이후의 사츠키상(G1)은 회피하고, 목표를 더비 하나로 좁히게 되었다. 사츠키상 회피의 이유는 「각부불안」이라 되어 있었지만, 그 발표는 와다 씨만 했고, 니혼야나기 조교사에게서는
「출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오히려 당혹스러운 코멘트가 나온 것, 발표의 타이밍도 와다 씨가 「다시 구사를 옮길 때 사츠키상에서 카토 기수의 복귀를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츠키상의 기승을 오카베 기수에게 의뢰했고, 전년도의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 승리마 스크럼 다이나의 기승 의뢰도 받았던 오카베 기수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보도 다음 날이었다는 점 등으로,
「사츠키상 회피는, 구사 이동 소동의 잔열을 끄기 위함이 아닌가」
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회피한 사츠키상(G1)의 다음 날, 시리우스 심볼리는 심볼리 목장에서 1마일 병주마를 하고 있었다. 삼관마의 피를 이은 미호 신잔이 5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1983년의 미스터 시비, 1984년의 심볼리 루돌프에 이은 3년 연속의 삼관마 탄생의 예감마저 감도는 상태가 된 사츠키상 직후인 만큼, 구사 이동 소동으로 잃어버린 명예와 프라이드를, 더비 연패로 되찾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것일까. 그리고, 시리우스 심볼리의 마지막 조교는, 그의 끝을 알 수 없는 실력을 사람들이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시리우스 심볼리가 사츠키상 다음 날 병주 상대는, 무려 천황상・봄(G1)을 약 일주일 앞둔 절대황제 심볼리 루돌프였다. 심볼리 루돌프라 하면, 최종적으로 G1에서 7승을 거두는 레이스에서의 강함도 물론이거니와, 조교에서 병주 상대를 차례차례 고장내거나, 격의 차이를 깨닫게 하는 것으로 달리는 것을 싫어하게 되는 불안 증세로 몰아 넣는 등, 여러 형태로 상대를 「부순다」라는 무서운 실력과 풍격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구사에서의 심볼리 루돌프의 병주 상대는, 다른 마주나 조교사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심볼리 목장이 가진 말이 번갈아가며 파트너를 맡는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심볼리 목장에서의 심볼리 루돌프와의 1마일 병주는, 시리우스 심볼리가 선행한 심볼리 루돌프를 물고 늘어져, 마체를 겹치며 골 인하는 형태로 끝난 것이다. 시리우스 심볼리에게는 오카베 기수가 탄 반면, 심볼리 루돌프에게는 기수를 은퇴한지 오래된 노히라 조교사가 탔다는 「핸디캡」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때까지 제대로 된 병주조차 가능한 상대가 없던 심볼리 루돌프를, 4세마의 몸으로 호각을 겨루는 상대가 나타났다는 것은, 심볼리 목장의 사람들에게 있어 큰 놀라움과 함께, 그 말이 다른 곳이 아닌 자신의 목장의 말이었다는 큰 기쁨이었다.
「더비는 올해도 받아간다」
라는 환희의 목소리가, 심볼리 목장에 메아리쳤다.
『파란만장』
이리하여 시리우스 심볼리도, 뒤늦게나마 겨우 더비 전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무렵 더비 전선에서는, 큰 이변이 생기고 있었다. 시리우스 심볼리가 없는 사츠키상(G1)을 압승하고, 일본 더비(G1)에서 1번 인기가 약속되어있던 미호 신잔의 골절이 밝혀져, 더비 출주는 절망적이게 된 것이다. 유력마의 전선 이탈로, 더비 전선은 완전히 바뀌어 대혼전이 되었다.
사츠키상마가 리타이어한 경우의 일본 더비는, 일반적으로 사츠키상 상위조가 인기를 받는다. 하지만, 이 해만큼은 미호 신잔과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사츠키상 2착마 스크럼 다이나를 비롯해, 미호 신잔에게 좋을대로 당해버린 말들이, 미호 신잔이 없어졌다고 해서 「더비마」의 칭호에 어울리는가 하면, 많은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사츠키상을 그저 지켜본 시리우스 심볼리는, 미지의 가능성을 가진 강호로서 인기를 모으게 되었다.
더비를 목표로 한 시리우스 심볼리는, 처음에는 NHK배(G2)에서 일본 더비(G1)으로 향하는 로테이션이 짜여져 있었다. 이때까지 심한 소동에 괴로워한 시리우스 심볼리였지만, 그것도 모두 이 말의 비범한 소질을 관계자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볼리 목장, 명문 니혼야나기 구사가 내보내는 미지의 더비 후보가 될 시리우스 심볼리는, 대혼전 속에서의 매력은 충분했다.
하지만, 간신히 더비 무대에 오르는 듯 보인 시리우스 심볼리에게, 또다시 트러블이 발생했다. 조정중에 좌척(挫跖)*이 발병한 시리우스 심볼리는, 결국 NHK배도 회피하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이제, 더비에는 스텝 레이스 없이 직행하는 수 밖에 없다. (*뒷발로 앞발을 차거나, 단단한 것을 밟아 발굽에 박혀 생긴 염증)
와다 씨의 집념도 헛되이, 오카베 기수는 사츠키상에서 2착으로 들어온 스크럼 다이나에 기승이 결정되고, NHK배, 그리고 일본 더비에서의 시리우스 심볼리에게는, 카토 기수가 기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NHK배 회피로 인해, 카토 기수는 성격이 까다로운 시리우스 심볼리에 실전에서는 반년 만에, 게다가 일본 더비라는 준비 없는 본방에서 기승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람들은, 카토 기수와 시리우스 심볼리의 콤비의 행방에 불안감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NHK배(G2) 및 그 전주에 개최된 아오바상(OP)이라는 더비 트라이얼의 결과도 혼전에 박차를 가했다. 이 레이스들은, 양쪽 다 사츠키상 상위마, 인기가 높은 말들이 모조리 패퇴해 신예가 대두되는 결과가 된 것이다.
게다가, 전부 26마리가 엔트리해 일본 더비를 기다리기만 했던 도쿄 경마장이었지만, 더비 주에는 장마가 계속되었다. 레이스 당일은, 비는 그쳤지만, 장마로 물을 머금은 곳을 레이스로 짓밟은 마장 상태는 꽤나 악화되어, 중마장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불량마장 이상으로 달리기 어려운 하드 컨디션이 되어 있었다. 많은 수의 출주마에 최악의 마장 상태로, 파란의 예감이 드는 것은 지당했다.
『사상최대의 격전』
일본 더비 당일의 레이스를 보면, 말들의 움직임에는 큰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달리는 거리를 짧게 하기 위해, 어떤 말도 어느정도 안쪽을 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 날의 레이스에서는 어떤 말도 안쪽 울타리 부근은 물론, 안쪽 코스를 잡는 것 자체를 아예 포기하고, 오히려 밖을 향하고 있었다.
도쿄 경마장의 마장상태의 심각함은, 많은 말이 지나는 마장의 안쪽에 현저하게 나타나 있었다. 안쪽 울타리 부근만이 아닌, 안쪽 전체가 매우 난잡해져 말이 제대로 달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된 것이다. 마장의 여기저기에는 잔디가 패여 잔디인지 더트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기수들은 거리의 유리함을 포기하더라도 아직 마장상태가 나은 바깥쪽을 달리는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향은 구태여 안쪽을 찌른 말들이 차례차례 가라앉고, 바깥을 선택한 말들이 상위에 든다는 결과가 거듭되며, 더비가 가까워질수록 한층 더 강해졌다.
걸출마 미호 신잔이 빠진 26마리의 출주마는, 실제로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래서는 마권을 사는 쪽에 파란을 기대하지 말라는 쪽이 애초에 무리인 이야기이다.
마권상의 배당에서는, 시리우스 심볼리는 1번 인기로 지지받았다. 하지만, 단승 배당은 410엔이므로, 「」 1번 인기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무엇보다, 와카바상(OP) 이래로 심한 소동에 휘말리고, 조정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던 점을 보면, 상식적으로 전폭적인 신뢰를 받기 어렵다. 그렇게 보면, 예상 이상의 인기라고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다른 말들의 인기를 봐도 2번 인기의 스다 호크가 590엔, 3번 인기의 사쿠라 서니 오가 640엔으로 인기는 분산되어 있고, 게이트 연승을 봐도 1번 인기의 4-6 (시리우스 심볼리의 게이트와 스다 호크의 게이트)가 겨우 970엔이었으니, 마련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1000엔 미만의 배당이 존재하지 않았을 터인 역사상 좀처럼 없을 혼전의 더비였다.
원본글 : https://retsud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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