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샤워 열전 : 질주하는 말은 푸른 산의 혼이 되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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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열전마의 현역 당시 마령 표기에 따라 구 연령(세는 나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새로운 계절』

 

요행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라이스 샤워가 쟁취한 더비 2착이라는 훈장은 현실이다. 더비 후 라이스 샤워는 여름 휴가를 받아 홋카이도로 방목되었다. 돌아올 때는 더 강해져 있을 것이 틀림없다. 이즈카 조교사나 마토바 기수의 그런 기대를 등에 짊어지면서.

 

여름이 지나고 미호로 돌아온 라이스 샤워의 모습은 이즈카 조교사 등이 만족할만한 모습이었다. 한여름을 넘긴 라이스 샤워는 몸이 한층 커졌을 뿐 아니라, 봄과는 다른 말이 된 것처럼 충실해져 있었다.

 

내국산의 4세마에게 있어 가을 최대의 목표는 킷카상(G1)이다. 사츠키상(G1), NHK배(G2)에서는 평범하게 달리면서거리가 늘어난 일본 더비(G1)에서는 2착으로 들어온 실적을 가진 라이스 샤워는 혈통적으로도 장거리 위주의 만성형 스테이어로 생각되었다. 킷카상에 승부를 거는 이즈카 조교사는 라이스 샤워를 위해 우선 세인트 라이트 기념(G2), 교토신문배(G2)라는 두 번의 트라이얼을 거쳐 킷카상(G1)으로 향하는 로테이션을 세웠다. 우선은 현지·관동의 세인트 라이트 기념으로 실전의 감을 되찾고, 다음으로 교토신문배에서는 킷카상의 무대가 되는 교토 경마장을 경험시켜 실전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즈카 조교사의 계산이었다.

 

 

『자 떠나자, 요도로』

 

복귀전인 세인트 라이트 기념(G2)에서는 마토바 기수가 하코다테 원정 중이었기 때문에, 타나카 카츠하루 기수가 임시로 라이스 샤워의 고삐를 잡았다. 기수는 다르지만 라이스 샤워가 취한 작전은 더비 때와 같았다. 좋은 위치에 서서 도주마의 모습을 살피며, 승기를 보고 승부를 건다. 그것이 더비를 거쳐 점차 확실해졌던 라이스 샤워의 경마였다.

 

그리고 타나카 기수가 승부를 건 뒤의 반응은, 그야말로 더비 때와 같았다. 도주마를 보며 위치를 올리고, 그 말에 나란히 붙어 달린다. 그곳에는 이미 좋은 위치에 서도 승부처에서는 후속마에게 추월당하기만 했던, NHK배 이전의 허약한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이 국면에서는 상대도 강했다. 일단 나란히 달리다 다시 되받아치는 근성을 보인 그 말의 끈기 앞에서, 라이스 샤워는 끝내 그 말을 머리 차이로 잡아내지 못했다. 그 도주마는 미호노 부르봉은 아니었지만 토야마 타메오 구사 소속, 안장 위에 코지마 사다히로를 둔 레거시 월드였다. 관서마이자, 그리고 킷카상으로의 출주권이 없는 거세마이자, 구태여 관동의 세인트 라이트 기념으로 출주해 온 레거시 월드는 미호노 부르봉을 데리고 있는 토야마 조교사가 라이스 샤워의 실력을 시험하고, 판별하기 위해 보낸 자객이었다. 라이스 샤워에 대해 전개의 혜택, 요행이라는 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무패의 삼관을 목표로하는 명백락*은 최대의 적으로 생각한 라이스 샤워의 힘을 잘못 보는 일 없이 포석을 뒀던 것이다. (* 뛰어난 자질을 간파하는 힘이 있는 인물.)

 

단지 세인트 라이트 기념으로 빠르게 포석을 둔 토야마 조교사의 작전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이즈카 조교사는 토야마 조교사의 포석을 직접 보고 미호노 부르봉 진영이 라이스 샤워를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이즈카 조교사에게 있어서도 미호노 부르봉을, 그리고 킷카상을 의식하게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요소였다. 봄의 클래식에서는 전혀 당해낼 수 없었고, 현재 무패의 삼관가도를 맥진하고 있는 미호노 부르봉 진영이 동료를 일부러 관동으로 보내 올 정도로 자신들을 의식하고 있다. 그것은 이즈카 조교사에게 있어서 새로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세인트 라이트 기념에서 2착으로 끝난 뒤, 라이스 샤워는 예정대로 교토신문배로 나아갔다. 출주마 중에는 가을의 초전으로 이곳을 선택한 미호노 부르봉의 이름도 있었다.

 

 

『명백락의 두려움』

 

당시 킷카상으로 직결되는 트라이얼 레이스로 알려진 교토신문배에서도 미호노 부르봉은 도주했다. 열쇠가 될 것으로 보였던 같은 도주마인 쿄에이 보우건이 늦은 출발을 해 단독 도주가 되어, 미호노 부르봉의 도주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게 되었다. 무패의 2관마는 정확히 200m 12초의 랩 타임을 새기는 정밀기계와 같은 달리기로 레이스를 지배했고, 그 지배가 끝나는 일 없이 골까지 뚫고 나가 그대로 싸움 자체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이 날은 3, 4번째에서 점차 밀어올린 라이스 샤워도 직선에서 차를 좁혔지만 미호노 부르봉에게는 미치지 못해 1과 1/2마신 차의 2착으로 끝났다. 라이스 샤워로서는 스프링 스테이크스(G2) 이후 미호노 부르봉과는 4번 싸워 4번 모두 패배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 레이스 중에 결과와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7연승으로 도전하는 킷카상, 그리고 삼관으로의 전망에 대해 질문 받고

 

「저 말이 무서워」

 

라고 라이스 샤워에 대해 말한 것은, 미호노 부르봉을 관리하는 토야마 조교사였다.

 

이기긴 이겼다. 하지만 토야마 조교사는 자신이 그때까지 품고 있던 섬뜩한 감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마루젠스키의 기질에 리얼 샤다이가 섞인 장거리의 피. 머리가 낮은 자세와 템포가 좋은 피치 주법이 말해주는, 분명한 스테이어 자질. 그리고 여름을 지나 더비 때에는 4마신이었던 차를, 단숨에 1마신 반까지 좁혀 온 성장력. 교토신문배를 거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은, 확실하게 공포로 변한 것이다.

 

미호노 부르봉에 대해 계속해서 「거리의 벽은 없다」고 말하던 토야마 조교사였지만, 스스로도 3000m가 미호노 부르봉의 적성 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성장한 라이벌의 모습을 직접 본 토야마 조교사는 더비로부터 약 반년의 시간이 지나고, 더욱 거리가 늘어난 킷카상에서 과연 이 말에게 이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으스스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더비의 시점에서는 라이스 샤워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던 코지마 기수도, 이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토야마 조교사가 염려하고 있던 것의 의미를 알았다고 한다.

 

 

『천명, 나에게 있으니』

 

한편 라이스 샤워 진영도 교토신문배를 계기로, 킷카상에 대한 반응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더비 때에 마토바 기수가 가졌던 「잘하면 2착도 가능할지도」 정도의 소극적인 반응이 아닌, 이번에야말로 미호노 부르봉을 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확실한 반응이었다. 미호노 부르봉 진영의 불안감은 모두 라이스 샤워 진영에서는 자신감이 되었다.

 

하지만 그 한편, 이즈카 조교사도 마토바 기수도 미호노 부르봉의 강함은 몇번이고 보아왔다. 스프링 스테이크스(G2), 사츠키상(G1), 일본 더비(G1), 교토신문배(G2)... 그 차이를 점점 줄여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라이스 샤워는 4번 싸워 4번 모두 패배했다. 그들로서는 유리할 터인 킷카상(G1)의 무대를 갖고도 미호노 부르봉을 절대로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도 미호노 부르봉은 그만큼 거대한 존재였다.

 

그런 그들이 주목한 것은 미호노 부르봉과 같은 쿄에이 보우건이다. 쿄에이 보우건은 교토신문배에도 출주해 10마리 중 9착으로 가라앉았지만, 그건 스타트에서 늦어 도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도주 뿐인 말이 킷카상에 출주해 미호노 부르봉과 선두를 다투는 전개가 된다면 그 미호노 부르봉조차도 3000m의 거리도 있으니 마지막에는 다리가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런 고로 스포츠지에 「쿄에이 보우건, 킷카상 회피」라는 기사가 났을 때, 마토바 기수는 하늘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 후 쿄에이 보우건을 관리하는 노무라 아키히토 조교사가 의견을 뒤집어 킷카상에 출주하기로 결심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그는 이번에는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킷카상 출주 게이트도 추첨 결과 라이스 샤워는 7번인 미호노 부르봉 바로 바깥의 8번에 들어가 미호노 부르봉을 마크하기에는 가장 좋은 위치가 되었다. 마치 천명이 라이스 샤워를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