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열전마의 현역 당시 마령 표기에 따라 구 연령(세는 나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팡파레는 울렸다』
타도 미호노 부르봉. 그리고 그 끝에 있는 큰 송이의 국화. 그런 야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이즈카 조교사나 마토바 기수는 킷카상 본방을 목전에 두고, 라이스 샤워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하드한 트레이닝을 했다. 하드 트레이닝이라고 하면 라이벌인 미호노 부르봉 쪽이 그 대명사지만, 연일 언덕길을 반복하고 반복해서 달려가는 미호노 부르봉에 대항해 라이스 샤워는 두 마리의 같은 소속의 말과 함께 달려나갔다. 라이스 샤워의 스태미나를 강화하고 투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맞이한 킷카상(G1). 라이스 샤워의 마체는 완전히 완성되어, 달릴 기분도 충분했다. 이 날의 1번 인기는 7전 7승, 무패의 삼관 직전인 미호노 부르봉으로 단승 150엔이었다. 현지의 관서에서 교토 경마장의 스탠드를 가득 메운 팬들은, 누구나 무패의 삼관마 탄생의 순간을 볼 기대에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었다. 한편 라이스 샤워의 단승은 730엔으로 인기 상으로는 꽤 큰 차가 있었다. 하지만 이즈카 조교사, 마토바 기수, 그리고 토야마 조교사는 이 두 마리의 실력차가 인기의 차만큼 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대관중의 무거운 기대와, 당사자의 불안. 각자의 생각을 간직한 채, 팡파레가 울려 퍼지며 싸움의 막은 바야흐로 열리려 하고 있었다.
『마크맨의 진가』
스타트와 함께 순조롭게 게이트를 빠져나간 미호노 부르봉이었지만, 쉽게 선두에 서지는 못했다. 쿄에이 보우건의 마츠나가 미키오 기수가 바깥에서 나와 채찍을 넣어 무리하게 선두에 섰기 때문이다. 쿄에이 보우건은 선두에 선 뒤에도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하이페이스로 레이스를 이끌어 갔다.
사전에 널리 보도된
「마구마구 도주하겠습니다!」
라는 마츠나가 기수의 도주 선언을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광경은 예상 밖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호노 부르봉은 당황했다. 4세가 된 뒤로 미호노 부르봉은 한 번도 자신 앞에 다른 말이 있던 적이 없었다. 항상 선두를 달려나가기 위해 언덕길에서 스파르타 조련을 통해 강철같은 육체를 만들어낸 미호노 부르봉에게 있어, 다른 말의 등을 보며 달리는 것은 굴욕일 뿐이었다.
미호노 부르봉은 가고 싶어했다. 선두를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레이스였다면 코지마 기수도 가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날의 코지마 기수에게는 3000m라는 미지의 거리에 무거운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다. 말이 가려는 기세에 맡겨버리면, 마지막에 체력이 부족해진다. 그런 불안이 그의 고삐를 잡게해버린 결과, 미호노 부르봉은 완전히 기수와의 합이 맞지 않게 되었다.
무패의 2관마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 라이스 샤워는 언제나처럼 좋은 위치에서 레이스를 나아가고 있었다. 마토바 기수의 눈에 다른 16마리의 모습은 들어있지 않다. 단지 익숙하지 않은 2번째로 명백하게 페이스를 흐트러뜨리고 있는 미호노 부르봉의 모습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 레이스에서 마토바 기수가 마크해야만 하는 상대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마토바 히토시의 경마, 기수 인생의 진면목. 골판 앞에서 미호노 부르봉보다 앞을 달리고 있는다면, 결과는 하나밖에 없다.
미호노 부르봉을 앞에 두고 계속해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경마를 진행한 마토바 기수의 시선은 오직 한 점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은 라이스 샤워와 이어진 고삐의 무시무시한 반응에 떨리고 있었다. 예상대로의 유리한 전개, ─그리고 예상 이상의 반응.
『요도의 언덕을 넘어』
교토의 난관은 제 2코너에서 제 3코너에 걸친 길고 긴 오르막길, 그리고 제 3코너에서 제 4코너에 걸친 길고 긴 내리막길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모가 심한 장거리 레이스에서 그 언덕은 말들의 등을 무겁게 짓누른다. 진정한 실력마에게조차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 난관을, 스스로의 실력을 넘어서는 무모한 도주를 한 쿄에이 보우건이 상처 없이 극복해낼 리는 없었다.
언덕의 입구에서는 아직 충분히 있던 쿄에이 보우건과 미호노 부르봉과의 차이가 제 3코너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쿄에이 보우건은 내리막길에서 힘이 다해, 마침내 손쓸 도리도 없이 따라잡혔다. 미호노 부르봉은 마침내 대망의 선두에 섰다.
하지만 요도의 언덕은 라이스 샤워에게도 승부의 때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 미호노 부르봉이 움직인 것을 보고 마토바 기수의 손도 움직였다. 그리고 마토바 기수의 반응은, 그때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거라면, 이길 수 있어!」
그때까지 미호노 부르봉만을 조준해 그 모습을 엄중하게 관찰하고 있던 마토바 기수는 미호노 부르봉의 합이 맞지 않고 있던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코지마 기수의 반응도 좋지 않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그 반면 라이스 샤워는 어떤가. 마토바 기수의 지시에 날카롭게 반응해, 그때까지 모아두고 있던 말각을 폭발시키려 하고 있지 않은가. 만성의 피가, 스테이어의 숙명이, 마침내 이곳에 꽃을 피운 것이다.
『몰아넣어 간다』
제 4코너를 돌아 직선으로 들어간 미호노 부르봉은 삼관을 향한 최종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츠키상에서는, 더비에서는 여기서 한 번 더 다리를 써 후속을 떨쳐내 왔다. 그 다리가 한 번 더 되살아난다면, 꿈의 삼관은 현실이 된다.
하지만 이 날의 미호노 부르봉에게는 평소와 같은 두 번째의 다리가 없었다. 이때까지 극복해 온 거리의 벽에 부딪혀버린 것인가, 아니면 도중에 합이 맞지 않았던 것의 영향인가. 그 달리기는 지금까지와 같은 여력조차 느껴지게 하는 강력한 달리기가 아니라, 한계에 도전하는 아슬아슬한 달리기였다.
그런 미호노 부르봉에게 비정하게 덥쳐든 것은 라이스 샤워와 마치카네 탄호이저였다. 함께 좋은 위치에서 레이스를 나아간 두 마리는 함께 스테이어의 적성을 살려, 한계에 도전하는 미호노 부르봉을 한층 더 위험한 영역으로 몰아넣어 간다.
『비명』
역사의 증인이 되기위해 교토 경마장에 집결해 있던 대관중 사이에서, 마침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바깥에서 라이스 샤워, 안쪽에서 마치카네 탄호이저 두 마리가 헐떡이는 2관마를 따라잡은 것이다. 미호노 부르봉이 진다. 무패 삼관의 꿈이, 지금 이 순간 사라지려 하고 있다.
라이스 샤워가 앞으로 나왔다. 미호노 부르봉을 내버려 두고 간다. 장거리를 달려도 시들지 않는 말각이야말로 스테이어·라이스 샤워의 비장의 패였다. 노린 사냥감을 따라잡아야만 하는 시기를 그 날카로운 시선으로 잰 후, 승기를 본 순간 단숨에 거리를 벌리는 기승이야말로, 마토바 기수의 진면목이었다.
인마일체의 라이스 샤워 앞에 몸과 마음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미호노 부르봉은, 라이스 샤워만이 아니라 마치카네 탄호이저에게도 추월당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호노 부르봉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끈기로 마치카네 탄호이저를 다시 제쳤다. 한계를 넘어선 달리기 속에서 그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이제는 무패로 2관을 제패한 오기와 긍지 뿐이었다.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계속해서 타오르는, 너무나도 무거운 긍지. 하지만 그 긍지가 있어도, 라이스 샤워의 등을 따라잡을 수 없다. 라이스 샤워의 등과 함께 ...삼관의 꿈이 멀어져 간다.
『양들의 침묵』
라이스 샤워는 미호노 부르봉에게 1과 1/4마신 차를 벌리고, 마침내 선두로 골 인 했다. 승리 타임은 3분 5초 0, 훌륭한 킷카상 레코드였다. 미호노 부르봉은 마치카네 탄호이저를 다시 제쳤지만 저항은 거기까지였고, 2착으로 패배. 그 순간 미호노 부르봉의 불패전설은 끝을 고했다.
질 리 없는 미호노 부르봉이 졌다. 무패 삼관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교토 경마장을 가득 메운 대관중은, 예기치 못한 사태에 말을 잃었다. 그들은 미호노 부르봉이 무패의 삼관마가 되는 순간을 보러 왔을 터였다. 그것이 이런 결과가 되었다.
싸움을 마치고 개선하는 라이스 샤워에게 스탠드의 대관중이 던진 것은 드문드문 나오는 박수와, 당혹감이 가득찬 시선으로 평소 G1 승자를 에워싸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공간이 교토 경마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라이스 샤워가 달성한 일의 크기를 말해 주었다. 꿈에 취해 있던 사람들을 순식간에 냉엄한 현실로 되돌린 라이스 샤워의 달리기는, 스탠드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을 주었다.
『패배한 자에게』
한편, 패배한 미호노 부르봉 진영의 태도는 깨끗했다. 당사자 못지않게 라이스 샤워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던 토야마 타메오 조교사는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두려워한 것이 현실이 된 이상, 킷카상을 무대로 하는 한 미호노 부르봉에게 승산은 없었던 것이다.
「상대가 위였으니,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지 못한 토야마 조교사의 코멘트다.
그리고 이 레이스가 미호노 부르봉에게 있어 마지막 레이스가 되었다. 그 후 재팬 컵(국제 G1)을 목표로 한 조교 중에 고장이 발생한 미호노 부르봉은 그대로 두 번 다시 잔디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라이스 샤워에게 패배함으로써, 경주 생명까지 전부 불태워버린 듯한 현역 생활이었다.
미호노 부르봉의 고장으로 라이스 샤워는 이후, 4세 세대 대장격의 역할을 짊어지게 되었다. 지금까지와 같은 같은 세대끼리의 싸움만이 아니라, 윗세대와의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라이스 샤워에게 아직 끝없이 이어지는 싸움에 미지의 부분은 무한히 남겨져 있었다.
※ 모든 열전은 원작자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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