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열전마의 현역 당시 마령 표기에 따라 구 연령(세는 나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마토바 히토시』
마토바 히토시, 당시 35세. 기수로서는 중견을 넘어 베테랑의 영역에 다다르고 있는 관동의 탑 기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마토바 기수가 거기까지 올라가는 데는 엄청난 고생이 잇따랐다. 외부에 드러난 모습으로는 명백락*으로 알려진 오오쿠보 후사마츠 조교사 최후의 제자로서 데뷔를 해, 혜택을 받은 스타트였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관서에 비해 젊은 기수를 육성하는 기질이 옅은 관동에서, 게다가 마토바 기수의 데뷔 당시는 오카베 유키오 기수, 시바타 마사토 기수라는 한 세대 위의 명기수들이 그야말로 일류 기수로서의 지위를 쌓아 올리고 있던 시대였다. 게다가 명문·오오쿠보 구사는 말을 걸면 기승을 받아주는 일류 기수들도 많이 있어, 기수 선택에 곤란함이 없었다. 오오쿠보 구사의 말들조차 승부가 될 것 같은 말은 사형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마토바 기수에게 승부가 될 것 같은 말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 마토바 기수가 첫 승리를 올리기까지는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 뛰어난 자질을 간파하는 힘이 있는 인물.)
그런 와중에도 마토바 기수는 실력 하나만으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더 일류 기수로 올라가자니 더 길고 먼 고난의 길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일류 기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잘한다」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을 다른 기수보다 더 깊은 인상을 주게하는 그런 무언가가 필요하다.
일류 기수로서 경마계에 확고한 지위를 쌓기 위해 자신의 길을 찾고 있던 마토바 기수가 이윽고 자신의 기승 특색으로 삼은 것은 자신의 말의 실력을 100% 끌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말의 실력을 봉쇄하는 기승이었다. 출주마 중 가장 강한 말을 노리고, 그 말을 꺾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기승. 레이스에서 가장 강한 말을 꺾으면, 승리는 뒤따라왔다.
그런 마토바 기수를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마크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마토바 기수의 기승은 다른 말을 봉쇄한다고 해도 그 말에서 상상되는 페어하지 않은 기승은 아니다. 페어플레이상을 그때까지 4번이나 수상한 것은, 6번 이상 수상한 우수기수상 이상으로 마토바 기수의 기승 기술 그리고 기수로서의 영혼을 증명하는 훈장이었다.
승리는 쌓았지만 큰 훈장을 좀처럼 받지 못했던 마토바 기수였지만, 1989년 닥터 스퍼트와 사츠키상을 승리해 G1 첫 승리를 달성한 것으로 명실상부 일류 기수의 반열에 올랐다. 전년도의 11월에는 JRA 통산 800승을 기록해 당시의 마토바 기수는 그야말로 기수로서의 절정기를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이즈카 족사는 젊었을 때는 오오쿠보 구사에서 조교 조수를 맡고 있어 신인 때부터 마토바 기수의 기승 기술, 인간성 등을 자세히 봤기 때문에 신뢰하고 있었다. 라이스 샤워에 대해서도 이미 스프링 스테이스크(G2) 때에 일단 마토바 기수에게 말을 걸었지만, 기승 예정이 맞지 않아 시바타 기수에게 의뢰한 경위가 있었다. 그래서 사츠키상(G1)부터 라이스 샤워의 고삐는 마토바 기수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상승선』
이렇게 라이스 샤워는 마토바 기수를 안장 위에 맞이했지만, 곧바로 결과가 따라오지는 않았다. 사츠키상(G1)에서는 미호노 부르봉의 완전한 도주 승리 앞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8착으로 끝났다. 미호노 부르봉의 벽은 너무나 두꺼웠고, 입선은 1초 4나 늦은 완패였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라이스 샤워는 미호노 부르봉의 라이벌은 커녕 더비의 우선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상금으로도 출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게다가 더비 출주권을 따내기 위해 급하게 출주한 NHK배(G2)에서는 출주권을 얻기는 커녕, 설마의 8착으로 패배했다.
이즈카 조교사로서도 사츠키상 상위조가 잇따라 출주하지 않아 매우 강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대 뿐이었던 NHK배(G2)에서 대패한 것에는 실망이 컸고
「역시나 일선급에는 미치지 못하나」
라며 실망했다. 이것은 이즈카 조교사 뿐만 아니라 라이스 샤워 관계자 모두가 공유하는 생각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토바 기수만큼은 NHK배(G2) 후부터 라이스 샤워의 무언가가 변하기 시작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그때까지 불안했던 다리가 견고해지고, 게다가 마체도 탄탄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장 위의 마토바 기수에게는 라이스 샤워 자신의 달리는 기력, 다른 말에게 지지 않으려는 투지가 전해져 오고 있었다.
「미호노 부르봉에게는 대적할 수 없지만, 다른 말의 실력과는 비슷하다. 더비에서는 전개에 따라 2착도 가능할지도」
4세 봄의 전적을 보면 너무 낙관적인 견해였지만, 마토바 기수에게는 이걸 뒷받침할 자신이 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림자를 쫓는 자』
일본 더비(G1) 당일, 라이스 샤워의 인기는 단승 11410엔으로 18마리 중 16번째였다. 극도로 인기가 적었다. 그도 그럴 것이 봄이 되고 나서는 게시판에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전적에 머물러 있다. 거기에 더해 마체중도 430kg으로 봄이 되고 나서는 줄어들기만 하고, 데뷔 이래 최저의 숫자였다.
라이스 샤워를 돌아보지도 않는 일반 팬들의 주목은 당연하다는 듯이 1번 인기의 미호노 부르봉 단 한 마리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쪽의 인기는 단승 230엔이다. 무패의 5연승으로 사츠키상(G1)을 제패한 밤색털의 초특급을 향한 팬들의 흥미는, 이제 그가 진정한 왕자로서 대관(戴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로 좁혀졌다.
스타트와 함께 뛰쳐나온 미호노 부르봉은 스스로 싸움을 하듯 선두에 서서 레이스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 뒤는, 골까지 도주할 뿐. 그것이 미호노 부르봉의 경마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길을 가는 최강마의 클래식 로드. 다른 말에게 그 그림자를 밟지도 못하게 한다.
그 반면 라이스 샤워는 미호노 부르봉을 보며 마군의 선두에서 나아갔다. 그 위치는 좋은 위치라기보다는 앞에서 2번째라는 편이 훨씬 알기 쉽다.
무엇보다 후방에서 대기하는 말들도, 선입 승부에 걸고 있었다. 미호노 부르봉은 직선에서 지친다. 지치지 않으면 곤란하다.지쳐가는 사츠키상마를 따라잡는다면, 더비마의 영관은...! 그런 미래에 희망을 거는 그들의 눈에는 2번째로 가는 말의 모습 따위는 아마 들어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놀라움의 3만 마권』
하지만 정면 맞은편을 지나 제 3코너, 그리고 4코너를 돌아도 미호노 부르봉, 그리고 라이스 샤워의 위치는 바뀌지 않았다. 미호노 부르봉은 그렇다 쳐도, 2번째의 말은 뭐지?
직선에 들어가서도, 미호노 부르봉은 달려나간다. 약동하는 근육 덩어리에, 거리의 벽 같은 것은 없었다. 나아가는 길은 영광의 골 뿐. 멈추기는커녕 반대로 후속을 뿌리치며 폭주하는 미호노 부르봉의 사상 8마리째가 되는 무패의 더비마로의 길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아득히 뒤쪽에서는 무시무시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순위를 올리려 달려온 후속마에게 라이스 샤워가 거세게 저항하며 2번째를 사수하고 있던 것이다.일단은 2번째로 올라온 마야노 페트뤼스에게 한번은 제쳐졌을 터인 작은 마체가 있는 힘껏 저항해, 반대로 다시 제치려 하고 있다.
결국 라이스 샤워는 미호노 부르봉에게 4마신 뒤쳐져, 마야노 페트뤼스와 나란히 골 인 했다. 골 인의 순간, 16번째 인기의 라이스 샤워는 겨우 코 차이로 5번 인기의 마야노 페트뤼스보다 먼저 들어왔다. 인기가 적은 말의 더비 2착이라는 각별한 업적은, 승리마가 인기 많은 본명마임에도 불구하고 마련*이 29580엔이 되어 나타났다. (* 1착과 2착마를 맞추는 것. 한국에서는 쌍승.)
하지만 더비는 미호노 부르봉의 강함이 압도적으로 돋보이는 레이스인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거리의 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사츠키상보다 더 차를 벌리고, 4마신 차로 압승한 미호노 부르봉의 강함에 의해 사상 2번째 무패의 삼관마라는 꿈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한편, 라이스 샤워의 일본 더비(G1) 2착을 말의 실력으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전개의 혜택을 받았다」
「요행이다」
라는 목소리가 더 일반적이었다.
─그런 목소리와 반대로 극히 적은 예외에, 한 초로*의 남자가 있었다. 그때의 그는 개선하는 무패의 2관마를 육성한 것이 자신임을 생각하며, 자랑스러움과 행복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러나 환희에 찬 그의 가슴 속에, 한 방울이 흘러내려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것은 미호노 부르봉의 한참 뒤쪽에서 2번째 싸움을 승리했을 뿐인 작은 흑갈색털의 말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으스스함이었다. (* 60대 전후.)
※ 모든 열전은 원작자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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