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열전마의 현역 당시 마령 표기에 따라 구 연령(세는 나이) 표기를 사용합니다.
『하얀 번개』
요도의 긴 언덕을 넘어, 제 4코너를 돌아 직선으로 들어갈 쯤, 먼저 메지로 듀렌이 선두에 섰다. 킷카상, 그리고 아리마 기념을 제패한 스태미나를 살려 그대로 도주하며 밀고 나간다는 것이, 무라모토 기수의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 날의 흐름을 따라 달리며 빠르게 승부를 거는 작전은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그토록 대단했던 스테이어·메지로 듀렌에게도 이 날의 페이스는 혹독했던 것인지, 직선 부근에서부터는 뻗어나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직선에 들어가고 머지않아 실속하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2번째로 밀고 올라온 러닝 프리와 스가와라 야스오 기수가, 좋은 기회라는 듯이 바싹 뒤쫓는다.
그때, 교토경마장의 시간이 한순간 멈춘듯 보였다.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은 메지로 듀렌, 러닝 프리의 싸움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안쪽을 찌르며 단숨에 빠져나가는 하얀 마체를 포착하고, 못박혀버렸다. ...그것은, 미나이 기수와 타마모 크로스였다.
싸움 전의 평가에서는, 타마모 크로스는 3200m라는 거리가 불안한 부분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중거리 레이스에서 보여주는 파괴력과, 한신대상전에서 보여준 둔한 움직임... 그 갭이 팬들의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날의 타마모 크로스는 불안이라 여겨진 거리를 너무나 간단하게 넘어, 그 말각은 언제나와 같이... 아니, 평소 이상의 날카로움으로 마군을 뚫고 나간 것이다.
『요도에서 빛나다』
이 날, 무라모토 기수가 두려워한 것은 타마모 크로스의 말각이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라모토 기수는 그것을 봉쇄하기 위해 적극책을 취하고, 직선에서 타마모 크로스가 따라잡을 수 없는 곳까지 도주하려고 했다. 또한 스가와라 기수는 불량 상태의 마장을 이용해 후방에서 추격... 타마모 크로스의 말각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는 본격화된 타마모 크로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들의 계책은 허사로 끝나게 되었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적에 의해 훌륭하게 패배하는 형태가 되었다.
미나이 기수는 러닝 프리를 뿌리친 것까지는 느꼈지만, 그 후에도 전혀 변함없이 채찍을 휘둘러, 말을 계속해서 몰았다.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 무언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두려워한 다른 말들은 단 한 마리도 타마모 크로스를 따라가지 못했다. 타마모 크로스는 러닝 프리를 3마신 뿌리치고, 유유히 골을 달려나갔다. 다른 말들이 기회를 엿볼 틈조차 주지 않는, 1번 인기에 걸맞다...기보다 그 인기조차 넘어서는 압승이었다. 고마의 최고봉 천황상·봄의 무대에서, G1 2승마 메지로 듀렌과 명조연으로 알려진 러닝 프리를 상대로 전혀 신경쓰지 않고 훌륭하게, 고마 중장거리 전선의 정점에 우뚝 선 것이다.
타마모 크로스는 이 날, 아버지 시비 크로스가 미처 닿지 못했던 G1을 첫 도전에서 간단하게 손에 넣은 셈이다.
「하얀 번개」 ...타마모 크로스의 말각에 대한 별명은, 원래는 아버지 시비 크로스의 말각이 그렇게 불렸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아버지 시비 크로스는 큰 레이스와는 인연이 없었고, 천황상에도 3번 도전해 모두 패배했다. 1979년 가을, 마이니치 왕관과 메구로 기념을 연승해 최유력마로서 기대했을 터였던 천황상·가을은 각부 불안으로 회피할 수밖에 없어, 본방에서는 마이니치 왕관, 메구로 기념에서 3착이었던 쓰리 자이언츠가 그 영관(栄冠)을 손에 넣었다. 그런 「하얀 번개」의 원통함은, 그 아들이 훌륭하게 해소해준 것이다.
『승자의 초상』
레이스 후, 타마모 크로스와 큰일을 해낸 미나이 기수는 비원의 G1 제패를 축복하는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둘러싸였다. 밑바닥 생활이 길었고, 일류 기수가 인정받게 된 후에도 G1을 이길 수 없었기에 「승부에 약하다」고 들어왔던 남자는, 인터뷰에서
「어떤 레이스라도, 이길 수 있는 말을 탄다면 이길 수 있어요」
라며 웃어보였다. 실제로는 그 「이길 수 있는 말」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미나이 기수는 만났다. 「이길 수 있는 말」 ...그것은, 지금의 미나이 기수에게 있어서는 바로 타마모 크로스였다. 참고로, 오바라 조교사는
「4, 5마신 차로 이길거라 생각했는데」
하고 농담했지만, 그의 얼굴도 웃고 있었다.
참고로, 제97회 천황상·봄이 개최된 이 날은, 쇼와 최후의 천황탄신일이었다. 다음 해... 쇼와 64년은 며칠만에 연호가 「헤이세이」로 바뀌었기 때문에, 4월 29일은 「녹색의 날」로 변경되었다. ...되돌아보면, 타마모 크로스는 쇼와 최후의 천황탄신일에 탄생한, 쇼와 최후의 천황상마가 되는 것이다.
타마모 크로스의 마주는 쇼와 천황과 같은 해에 태어나, 쇼와 천황을 공경하는 마음이 남달랐다. 「마주 경력 50년」이라는 그가 처음으로 손에 넣은 빅 타이틀은, 그가 그토록 공경하던 최고의 레이스였다.
『정상 결전』
이렇게 방패*를 손에 넣은 타마모 크로스 진영이지만, 언제까지나 그 환희의 여운에 젖어있을 여유는 없었다. 천황상·봄 후, 오바라 조교사는 타마모 크로스의 다음 목표를 타카라즈카 기념(G1)으로 결정했음을 발표했다. 그들 앞에는, 또 다른 싸움의 나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 천황상·봄의 우승패는 방패 모양.)
3200m의 천황상·봄을 완벽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으로 제패한 타마모 크로스와 메지로 듀렌, 메리 나이스, 러닝 프리와 같은 말들의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가 「현역최강마」라 자칭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 넘어야 할 벽이 남아있었다. 당시 경마계에는 그와 결착이 나지 않은 강호가 한 마리 더 남아있던 것이다. ...그것은 당시 경마계에서 중거리 이하 영역에서는 절대적인 안정감을 자랑하던 「마일의 제왕」 닛포 테이오였다.
천황상·봄 3주 뒤에 야스다 기념(G1)을 제패하고 G1 3승을 해낸 닛포 테이오는, 야스다 기념까지의 통산 성적이 20전 8승이었다. 데뷔 후 한동안 헤메었지만, 첫 중상 제패가 되었던 뉴질랜드 트로피 4세 스테이크스(G3) 이후의 이야기로 한정하면, 14전 7승 2착 6회 3착 1회라는 전적이었다. 전년도 가을에 천황상·가을(G1)을 1번 인기도 도주해내, 비원의 G1 대관을 달성하고는 마일 챔피언십(G1), 그리고 야스다 기념(G1)...으로 G1 3연승중이었다.
닛포 테이오의 경우 혈통적으로 「거리는 중거리까지만 갖고 있겠지」라고 일컬어졌기 때문에 3200m의 천황상·봄에는 출주하지 않고, 1600m의 야스다 기념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그 닛포 테이오 진영이 봄의 끝맺음으로 선택한 레이스도, 타카라즈카 기념이었다. 3200m의 천황상·봄을 6연승으로 제패한 「하얀 번개」 타마모 크로스와, 1600m에서 2000m의 G1을 3승한 「마일의 제왕」 닛포 테이오. 그런 두 마리가 한신경마장의 2200m에서 직접 대결을 펼친다. 그것은 이후 경마계의 행방을 점치는 「정상 대결」이나 다름없었다.
※ 모든 열전은 원작자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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