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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별』
카츠라기 에이스는, 확승을 기대하고 있었을 터였던 천황상 가을(G1)에서, 또다시 미스터 시비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
그런 진영의 마음을 반영해, 카츠라기 에이스의 다음 레이스로는, 재팬 컵(G1)이 선택되었다. 타카라즈카 기념 우승을 비롯해 중상 6승의 실적이 있는 카츠라기 에이스는, 순조롭게 일본대표마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이 해의 재팬 컵에서 일본대표로 선출된 것은 원래 여섯 마리였지만, 공영대표 츄오 리갈이 직전에 골절해버리고, 천황상 가을(G1)에서 2착을 한 투덴햄 킹도 출주를 사퇴해, 실제로 출주하는 일본마는, 겨우 네 마리라는 허전한 머릿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마의 재팬 컵 첫 제패에 거는 경마계의 기대는, 유례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그것은, 출주하는 네 마리 중에, 두 마리의 삼관마 미스터 시비와 심볼리 루돌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3회 개최된 재팬 컵에서는, 일본에서는 언제나, 시대의 정상을 달리는 명마들이 일본대표로서 출전해온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사실 그 3회의 출주마 중에, 일본 더비마의 이름은 없다. 일본 더비마란, 일본의 중앙경마를 대표하는 명마라는 겉치레만이 아닌, 재팬 컵과 같은 코스에서 개최되는 G1 승리마라는 의미도 있어, 그 빈자리는 크나큰 손실이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재팬 컵이 창설된 1981년의 사츠키상과 일본더비를 제패한 카츠 탑 에이스는 일본 더비를 최후로 은퇴해, 이듬해 82년의 일본 더비를 레코드로 압승한 뱀부 아틀라스도, 재팬 컵은 커녕 킷카상까지도 나아가지 못하고 고장, 은퇴하게 되었다는 사정이 있었다고는 해도, 그것은 일본 경마에 있어 불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해의 제 4회 재팬 컵은, 그때까지와는 돌변한 소수정예가 되었다. 4세의 심볼리 루돌프, 그리고 전년도는 킷카상과 1주 차이라는 로테이션을 싫어해 출주하지 않았던 5세의 미스터 시비라는 두 마리의 일본 더비마가, 일장기를 메고 출주한다. 그것도, 두 마리 모두 그냥 더비마가 아니다. 사츠키상, 킷카상도 함께 제패한 역사에 남을 삼관마인 것이다. 이래서는, 기대하지 말라는 편이 무리인 이야기일 것이다.
두 마리의 삼관마에게 걸리는 여태까지 없었을 만큼의 기대는, 그것과 동시에 다른 일본마의 존재감을 희미하게하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타카라즈마 기념마이면서, 그리고 마이니치 왕관에서는 미스터 시비를 꺾었지만 천황상 가을에서 패배했던 것으로 주가를 떨어뜨린 카츠라기 에이스는, 특별한 찬란함을 발하는 두 극성* 사이에 끼어, 사람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 북극성의 극성. 극에 가장 가까운 별)
『꿈 속에서』
한편, 일본마들의 앞을 가로막는 외국초대마를 보면, 일본으로 말하자면 조건마* 수준의 말도 섞여있던 제 1회 때와 엄청난 차이의, 상당한 강자들이 모여있었다. (*조건마란, 미승리 - 1승 클래스 - 2승 클래스 - 3승 클래스 - 오픈 특별 - 중상의 단계 중 오픈 미만 급의 말을 뜻합니다)
이 해의 외국초대마의 대장격으로 일컬어진 마제스티스 프린스는, 당시 미국의 현역마 중에서도 최상위의 실력을 가진 한 마리라는 강호이자, 직전의 브리더즈 컵 • 터프(미국G1)에서는 1번 인기로 지지받았다(6착). 이탈리아의 웰노르는 그 해의 이탈리아 더비마이자, 캐나다의 바운딩 어웨이는, 암말이면서 캐나다 삼관 레이스 중 하나인 브리더즈 스테이스크에서 숫말을 무찌르고 우승했다. 또, 영국의 베드 타임, 프랑스의 에스프릿 듀 놀드, 미국의 윈 등, 각국의 프리 핸디* 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실력마들이 모여있었다. 게다가, 이 해부터 초대 지역에 합류한 오스트레일리아는「재팬 컵 특별법」을 제정하는 열기를 불어넣듯이 두 마리의 자객을 보내왔다. (* 프리 핸디란 부담 중량으로 그 년도의 경주마를 평가하는 것)
사상 최강의 일본대표의 앞을 가로막아서는, 마찬가지로 사상최강의 외국초대마들. 불과 3주 전에 천황상 가을(G1)에 들끓었던 후추 경마장은, 다시... 아니, 그 이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기수가 가장 긴장하는 레이스는 일본 더비라고 하는데, 당시의 재팬 컵은 일본이 유일하게 일장기를 메고 외국마와 대결하는 레이스이고, 일본마가 계속 지고 있었던 것도 있어, 일본 경마에 있어 더비 못지 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레이스였다. 재팬 컵 첫 기승의 니시우라 기수도, 긴장하지 않을 리 없다.
니시우라 기수는, 재팬 컵을 앞둔 어느 밤, 기이한 꿈을 꾸었다. 꿈 속의 재팬 컵에서, 니시우라 기수와 카츠라기 에이스는 「도주할 수밖에 없다」는 듯이 있는 힘껏 도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보지 못한 세계의 강호들은, 카츠라기 에이스의 도주따위 문제도 아니라는 듯, 당연한 듯이 따라온다. 급기야, 제 2코너에서 이미 한계가 된 카츠라기 에이스를 흘긋 보며, 외국마들이 줄줄이 앞질러간다. 앞질러가는 말 중에는, 심볼리 루돌프도 미스터 시비도 없었다... 외국마의 지나친 강함에 낙담해, 기가 막혀 눈이 떠졌다고 한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런 바보 같은...」
이라는 우스갯소리로 끝나겠지만, 당시의 일본 경마에 있어서, 본고장의 경마란 그만큼 두려운 것이었다.
『두 개의 비책』
무엇보다, 니시우라 기수는 외국마의 강함을 인정하는 한편, 호락호락하게 패배할 생각은 없었다. 이때 도몬 조교사는 다른 말의 관리해야 하는 사정이 있어 아직 간사이에 있었고, 도쿄 출장 마방에서 카츠라기 에이스의 당일까지의 조정은, 사야마 조교조수, 구무원, 그리고 니시우라 기우에게 맡겨져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카츠라기 에이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있는 힘껏 지혜를 짜내 비책을 짜냈다.
자신을 갖고 임한 천황상 가을에서 5착으로 패배한 것은, 레이스 중에 말이 흥분해 나아가, 합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언제나 있는 일이긴 했지만, 카츠라기 에이스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합 맞추는 것 하나에 달려 있다. 천황상 가을에서는, 그 키 포인트에서 실패해 버렸기 때문에, 이기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문제는, 같은 실패를 재팬 컵에서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거기서 니시우라 기수가 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우선 고삐를 평소보다 30cm정도 길게 잡는 것이었다. 카츠라기 에이스는 민감한 말로, 기수의 근소한 움직임에도 과하게 반응해 버린다. 천황상 가을에서 합이 맞지 않았던 것도, 니시우라 기수의 기세를 말이 감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말이 경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니시우라 기수의 별 것 아닌 움직임으로 카츠라기 에이스가 동요하지 않도록, 고삐를 길게 잡는 비책을 고안해 냈다.
게다가, 그의 비책은 또 한가지 있었다. 재팬 컵은 도쿄•잔디 2400m의 코스 구조상, 스타트부터 제 1코너까지 대관중이 모인 정면 스탠드 앞을 달리게 된다. 그러나, 이 때의 큰 환호성은 카츠라기 에이스에게 있어 합을 맞출 수 없게 되는 원인이 되어 버린다. 무엇보다 15만의 팬들을 침묵시키는 것은 될 리 없다. 거기서 생각해 낸 것이, 멘코*를 씌워 귀를 막아버린다는 작전이었다. 합을 맞춰 마이페이스로 도주하기만 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 잘 되지 않아도 지금의 카츠라기 에이스라면, 그렇게 꼴사나운 달리기는 하지 않겠지... (* 멘코 = 경주마가 쓰는 복면. 소리 차단이나, 흙 등이 얼굴에 묻는 것을 막아줌)
다만, 카츠라기 에이스에게 멘코를 착용시키기 위해서는, 크나큰 장애물을 하나 클리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츠라기 에이스의 관리 책임자인 가장 중요한 도몬 조교사가, 멘코를 포함한 큰 교정마구를 싫어했던 것이다. 당일 카츠라기 에이스가 멘코를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면,
「뭐냐 이건」
라고 화내는데다 멘코도 벗겨버릴 것이 틀림없다. 화내는 것은 상관없지만, 멘코를 벗겨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거기서 그들은 공모를 꾸며, 멘코 착용을 최대한 늦추고, 장안소*에서 착용하기로 했다. 여기만 넘어가면, 후에 알아챈다 해도, 더 이상 벗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 장안소 = 레이스 전 지정된 시간에 출주마들이 집합해 신체 및 장비 검사를 받는 곳)
다만, 아무리 신경쓴다해도 돌발사태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카츠라기 에이스에게 멘코를 씌운 순간, 그들은
「부탁이니까 소란 피우지 말아줘...」
라고 한마음으로 말을 타일렀다고 한다. 익숙치 않은 멘코로 말이 소란스러워져 도몬 조교사가 찾아온다면, 거기서 끝이다.
그러자, 그들의 마음이 카츠라기 에이스에게 통했는지, 카츠라기 에이스는 조용하게 멘코를 썼고, 도몬 조교사가 멘코를 알아차렸을 때는 일이 벌어진 후였다. 레이스 후, 도몬 조교사가 이 일로 그들을 꾸짖었는지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
『숨겨놓은 투지』
이처럼, 착실히 재팬 컵(G1)을 향해 준비해 나가던 니시우라 기수와 관계자들이었지만, 배당이 발표되자 격노했다.
「왜 우리 말이 인기가 이렇게 낮은 거야!?」
카츠라기 에이스의 단승 배당은, 최종적으로는 4060엔의 10번 인기였던 것이다. 다른 일본마를 보면, 불패의 삼관마 심볼리 루돌프가 4번 인기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미스터 시비가 1번 인기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스터 시비와의 대전을 보면, 확실히 천황상 가을(G1)에서는 졌지만, 그 전의 마이니치 왕관(G2)에서는 이겼다. 저쪽이 위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좀 더 차이는 적어야하는 게 아닌가...
「두고 보자. 좋은 달리기로 되갚아주마!」
라 다짐하는 니시우라 기수의 심정은, 그대로 카츠라기 에이스 진영의 사람들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었다.
도쿄경마장은, 철야조도 나오는 과열된 인기와 비정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운명의 날을 맞이했다.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게이트 입장 전 윤승* 중에, 니시우라 기수는 거의 잊혀져 있는 또 한 마리의 일본마 다이애나 솔론의 타바라 세이키 기수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윤승 = 게이트 입장 전 순서를 기다리는 경주마들이 원을 그리며 도는 것)
「한 마리라도 좋으니 외국마에게 이기고 싶네...」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 가능성은 뒤에서 가는 쪽(다이애나 솔론)이 강하지 않을까」
타바라 기수도, 이 니시우라 기수의 말이 그의 본심이 아닌 것을 간파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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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설명해야하는 단어들이 많았네요
번역이 어려운 단어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 것들은 *을 붙여 문장 끝에 설명을 붙여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다이애나 솔론의 타바라 세이키 기수는 토카이 테이오의 기적의 부활을 함께한 바로 그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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