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그랑프리로』
당초의 예정에서 사일런스 스즈카는 킨코상(G2) 후 천황상·가을(G1)을 대비해 휴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사일런스 스즈카의 최대 못표는 어디까지나 천황상·가을이었기 때문에, 7월의 타카라즈카 기념에 출주하면 천황상·가을로의 로테이션이 어려워진다. 또한, 2200m의 타카라즈카 기념은 거리적으로 조금 길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킨코상에서의 압승은 사일런스 스즈카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에게 쏟아지는 팬들로부터의 투표는 순식간에 표가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사일런스 스즈카는 킨코상의 피로가 전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마체의 충실함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지금이라면, 갈 수 있어!」
이렇게 해서, 타카라즈카 기념(G1) 출주의 고 사인이 나왔다.
『임전태세』
한여름의 그랑프리 타카라즈카 기념(G1)은, 연도에 따라서는 유력마가 출주를 회피해 멤버가 갖추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 64회 타카라즈카 기념은 그렇지 않았다.
천황상·봄을 제패한 메지로 브라이트, 전년의 연도대표마 에어 그루브, 아리마 기념에 이은 춘추 그랑프리 제패를 노리는 실크 저스티스, 전년의 암말 삼관 중 2관을 제패한 메지로 도베르. 이들은, 당시 기대할 수 있는 멤버로서는 최강에 가까웠다.
다만, 사일런스 스즈카에게는 또 하나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는 타케 유타카 기수가 사일런스 스즈카에 기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케 유타카 기수는, 전년 내내 고삐를 잡은 에어 그루브를 위해 먼저 연내 모든 레이스의 기승을 약속했고, 에어 그루브가 타카라즈카 기념으로 출주하는 이상 그쪽으로 기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기승한 카와치 기수도 메지로 브라이트의 기승이 결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기를 짊어지고 G1에 기승하는 것은 아직 경험이 적은 우에무라 기수에게는 짐이 무겁다.
거기서 특별히 선택된 것은 같은 마주, 같은 구사의 고잉 스즈카에 기승할 예정이었던 미나이 카츠미 기수다. 하지만, 타케 유타카 기수도 사일런스 스즈카를 잠깐만이라고는 해도 남에게 넘기는 것은 상당히 분했던 것인지, 타카라즈카 기념이 있는 주에도 몇 번이고 하시다 구사를 찾아 사일런스 스즈카의 일을 물었다고 한다.
『기대와 불안과』
타카라즈카 기념을 앞두고, 사일런스 스즈카는 조교에서도 발군의 달리기를 보여 트랙맨들을 놀라게 했다. 이제 사일런스 스즈카에게 4세 때의 여린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 충실함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도 있었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좌회전의 주쿄나 도쿄에 비하면 우회전의 경마장에서는 달리기에 스무스함이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타카라즈카 기념이 개최되는 한신 경마장은 우회전이다. 그러고 보면, 사일런스 스즈카가 구사를 돌 때도 항상 왼쪽으로 돌았다고 한다.
또한 직선의 언덕이 어떤가 하는 문제도 있었다. 사일런스 스즈카가 강함을 보여준 것은 주로 평탄한 코스의 로컬 경마장이었고, 언덕이 있는 나카야마 경마장에서 개최된 나카야마 기념에서는 이겼다고는 하지만 라스트 3펄롱이 38초 9로 완전히 멈춰버린 것이다.
기대와 불안이 섞인 가운데, 사일런스 스즈카는 G1마 4마리를 누르고 1번 인기를 받았다. 하지만 단승 320엔으로 2번 인기였던 메지로 브라이트와 거의 차가 없는 280엔이라는 숫자는, 상위마들의 인기가 팽팽한 격전이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당연하다는 듯이』
게이트인 직후, 메지로 브라이트가 게이트 안에서 일어서면서 출발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일런스 스즈카에게는 야요이상 때 자기자신이 일으킨 소동이었다.
그러나, 이때의 사일런스 스즈카에게는 갑작스러운 출발 지연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두 번째로 게이트가 열려도 사일런스 스즈카는 출발이 늦는 일은 전혀 없이 스타트를 끊었다. 사일런스 스즈카가 야요이상에서 그랬을 때, 메지로 브라이트가 완전히 뒤처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언제나처럼 선두를 빼앗고, 그대로 레이스를 이끌기 시작했다. 1000m 58초 6의 랩 타임은, 사일런스 스즈카치고는 평범해 보이지만 일반적인 레이스에 비하면 충분히 빠르다. 적은 이전보다 강한 상대와 싸워온 일선급의 강호들이었지만, 그 실력과 오기를 갖고 있더라도 따라가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 것인지 역시 사일런스 스즈카의 나홀로 여행이 되었다.
중단에서 대기하며 평소와 다른 위치에서 사일런스 스즈카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에어 그루브에 기승한 타케 유타카 기수였다. 사일런스 스즈카의 실력을 아는 타케 유타카 기수는 사일런스 스즈카를 쫓아가면 전부 망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타게 기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중거리에서만 실적이 있는 사일런스 스즈카와 2200m의 거리 사이의 틈을 파고드는 것, 즉 사일런스 스즈카의 존재를 무시하고 레이스를 진행해 마지막에 사일런스 스즈카가 멈추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한계의 벽을 넘어』
그런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제 3코너를 지나가 단숨에 사일런스 스즈카와 후속의 차가 좁혀졌다. 연승중에는 그다지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나이 기수가 2200m의 거리를 내다보고 사일런스 스즈카의 고삐를 억누른 것이었다.
「한 번, 후속마를 끌어당겨도 될까요」
미나이 기수는 레이스 전에 하시다 조교사에게 그렇게 묻고, 그대로 레이스를 진행한 것이다. 그때까지 타케 유타카 기수의 고삐 아래에서 억누르지 않고 말의 스피드에 맡기고 이겨 온 사일런스 스즈카를, 구태여 억누르는 경마로 이기게 하려고 하는 점에 미나이 기수의 일류로서의 프라이드가 있었다.
4세 때의 사일런스 스즈카라면 억눌러져도 불필요하게 달려나갈 뿐이라 자멸해버릴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사일런스 스즈카는 세월, 그리고 승리 속에서 자신을 억누르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미나이 기수의 의도가 들어맞아, 사일런스 스즈카는 제 4코너를 도는 부근에서 미나이 기수의 채찍에 응해 다시 한번 더 가속하기 시작했다. 거리 연장으로 스태미너적으로는 아슬아슬한 승부가 되는 만큼, 일단 스피드를 떨어뜨려 숨을 고른 것은 컸다.
그렇다고는 해도, 상식으로는 승패를 생각할 수 없는 하이페이스로 레이스를 이끈 사일런스 스즈카에게 있어, 마지막은 역시 한계와의 싸움이 되었다. 9번 인기로 단승 42.3배로 완전히 낮은 인기였던 스테이 골드가, 그리고 에어 그루브가 다가온다.
하지만 사일런스 스즈카는 라이벌,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스테이 골드의 말각을 3/4마신으로 저지하며 5연승으로 마침내 G1 첫 제패를 이뤄낸 것이다. 단 한 번의 기승으로 사명을 완전히 완수한 미나이 기수, 일찍이 나리타 브라이언이나 오구리 캡 등에 기승해 수많은 G1을 이긴 명수에게 있어 이 날의 타카라즈카 기념은 마지막 G1 제패가 되었다.
거리 적성으로서는 한계에 가까웠을 타카라즈카 기념(G1)에서 에어 그루브 등 현역 고마의 주역이었던 멤버를 모조리 꺾어버린 사일런스 스즈카에게 주어진 평가는
「중거리라면, 더는 적수가 없다」
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5세가 되고 나서의 사일런스 스즈카는 중거리만을 달려 5연승, 그리고 그 내용도 너무나 강렬했고, 착순 뿐만 아니라 각 코너에서의 말의 위치를 나타내는 사각형 안의 숫자*를 봐도 5연승 중 「1」 이외의 숫자는 단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이제 「전개에 좌우된다」는 숙명을 짊어지고, 그 때문에 안정적인 성적을 남기기가 어려울 터인 단조로운 도주마로서는 과거에 예가 없는 영역으로 돌입해 가고 있었다. 스스로 하이페이스를 만들어 그대로 도주해버리는 부조리한 레이스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그저 G1 1승마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었다.
※ 모든 열전은 원작자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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