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느티나무의 저편』 ─사일런스 스즈카는 큰 느티나무 건너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사일런트 헌터, 그리고 그가 이끌고 온 후속도 차이를 좁히고 있다. 그건 그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일런스 스즈카라도 레이스 중 한 번도 숨을 고르지 않고 도주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여기서 숨을 고르고, 다음 가속은 전설을 완결 짓기 위함이다. 누구나가 한순간은 그렇게 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곧바로 알 수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곳에서 14만 명의 관중이 본 것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사일런스 헌터가, 사일런스 스즈카를 앞질러 가는 것이 아닌가. 사일런스 스즈카가 추월당했다. 지난 1년 간, 절대로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믿을 수 없었던 것은 팬들 뿐만이 아니다. 사일런트 헌터에 기승한 요시다..
『천황상·가을 1번 인기』 마이니치 왕관(G2)에서 4세 외국산마 두 마리를 완전히 박살낸 사일런스 스즈카의 다음 레이스는, 5세가 되고부터 일관된 목표였던 천황상·가을(G1)으로 정해졌다. 천황상·가을(G1)이라 하면, 고마의 레이스 중에서도 최고의 격식을 자랑하고 일선급 고마들이 가을 제일의 목표로 하는 레이스다. 하지만, 타카라즈카 기념(G1)의 고마들에 이어 마이니치 왕관(G2)에서도 신진의 4세마 중 최강 클래스의 두 마리를 상대로도 변함없는 대도주극을 펼친 사일런스 스즈카를 본 사람들은, 3주 뒤 마이니치 왕관과 같은 도쿄 경마장에서 단지 200m만 더 긴 코스로 개최되는 천황상·가을(G1)에서도 같은 광경이 다시 한 번 반복된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마이니치 왕관(G2) 직후 사일런..
『타도 사일런스 스즈카』 타카라즈카 기념을 제패함으로써 G1마의 반열에 오른 사일런스 스즈카지만, 하시다 조교사 측이 가장 이기고 싶은 레이스는 다른 레이스였다. 일본의 중앙 경마에서도 최고의 전통과 격식을 자랑하며, 무엇보다 중거리 최강마를 결정짓는 레이스로 꼽히는 천황상·가을(G1)이다. 타카라즈카 기념 후 자신의 구사에서 휴양에 들어간 사일런스 스즈카였지만, 가을의 일정을 생각하면 그리 한가히 있을 틈은 없었다. 천황상·가을 전에 스텝 레이스를 하나 거쳐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타카라즈카 기념 2달 뒤에 다시 레이스를 출주한다는 예정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사일런스 스즈카의 가을 로테이션은 중거리의 왕도, 즉 마이니치 왕관(G2)를 거친 후에 천황상·가을(G1)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되었다. 마이니치..
『여름의 그랑프리로』 당초의 예정에서 사일런스 스즈카는 킨코상(G2) 후 천황상·가을(G1)을 대비해 휴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사일런스 스즈카의 최대 못표는 어디까지나 천황상·가을이었기 때문에, 7월의 타카라즈카 기념에 출주하면 천황상·가을로의 로테이션이 어려워진다. 또한, 2200m의 타카라즈카 기념은 거리적으로 조금 길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킨코상에서의 압승은 사일런스 스즈카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에게 쏟아지는 팬들로부터의 투표는 순식간에 표가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사일런스 스즈카는 킨코상의 피로가 전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마체의 충실함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지금이라면, 갈 수 있어!」 이렇게 해서, 타카라즈카 기념(G1) 출주의 고 ..
『나의 길』 새해가 밝아 5세가 된 사일런스 스즈카는 하시다 조교사의 의향으로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싸우게 되었다. 사일런스 스즈카를 중거리마로 키워온 하시다 조교사에게는 이미 정해진 노선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그 선택은 동시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이기도 했다. JRA의 봄 편성을 보면, 중거리 고마에게 목표로 할만한 큰 레이스가 편성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중거리왕을 노리는 사일런스 스즈카는, 도대체 어디를 목표로 뛰어야 좋을까. 중거리마 진영에 있어서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거리 적성의 불리함을 알면서 천황상·봄이나 야스다 기념이라는 G1의 명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디까지나 거리 적성에 충실하게, 주목도가 떨어지는 G2, G3 또는 오픈 특별의 중거..
불굴의 상징, 킹 헤일로. 위대한 부모에게 이어받은 일류의 피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 하나, 킹 헤일로의 이름을 따 킹즈 소드라 이름받은 이 말은 더트 노선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23년의 JBC 클래식에서는 킹 헤일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압도적인 말각으로 4마신의 압승을 보여준 킹즈 소드. 하지만 그 후 도쿄대상전, 페브러리 스테이크스, 카시와 기념에서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찾아온 제왕상. 23년도 JBC클래식과 같은 오이 더트 2000m 우회전의 무대. 일류의 피는 여전히 쇠하지 않았다. 마지막 직선에서 쫓아오는 후속을 전부 뿌리치며 골 인. 그 뛰어난 말각은 틀림없이 왕의 달리기였다.
신마전을 1200m로, 이어진 1200m의 카에데상을 승리한 칼스톤 라이트 오. 호기롭게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10착의 참패. 그 후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단거리 노선을 달려나간다. 그리고 2001년 니가타 경마장에 신설된 아이비스 서머 대시(G3). 이 레이스는 코너가 없이 직선으로 1000m인 그야말로 스프린터들을 위한 레이스였다. 2001년에는 3착으로 패배. 하지만 2002년은 다르다. 12번 게이트에서 뛰어나오는 칼스톤 라이트 오. 스타트부터 다르다. 100m, 200m, 300m 조금씩 달려나갈수록 옆으로 직선이었던 대열이 무너진다. 대열에서 홀로 튀어나와있는 칼스톤 라이트 오. 그 기세는 멈출 줄 모르고, 단거리 레이스임에도 2착과 2마신의 차를 벌리며 골 인. 이..
언제까지나 그리고 어디까지나 선두였던, 1년 전 사일런스 스즈카의 골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올해도 다시 당신의, 저의 꿈이 달립니다. 당신의 꿈은 스페셜 위크입니까? 그래스 원더입니까? 저의 꿈은 사일런스 스즈카입니다. 꿈은 이루어질 수 없지만 다시 한 번 이 무대에서 더비마와 그랑프리 호스와 달려주기를 바랐습니다. - 1999 타카라즈카 기념 스기모토 키요시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 중